오늘 서울시에서는 노인복지인프라 개념으로 1센터 + 4타운을 발표했습니다.
경운동에 있는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더 크게 확장하여 노인복지시설의 랜드마크로 만들고, 서울을 다시 4개 권역으로 나눠 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역시 한나라당 서울시라서 그런지 복지라는 말을 쓰지만, 그 발상은 조금 다릅니다. 그동안 노인복지시설의 이용계층, 프로그램들이 주로 저소득층 중심이어서 우리 주변의 모든 어르신들을 아우른 활발한 이용을 유도하기엔 양적 질적으로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이번 발상의 출발인 듯 합니다.
사실, 복지의 보편성을 이야기 하자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지금 서울을 비롯해서 우리나라의 복지가 저소득층 그 이상을 논할만큼 충분히 복지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 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서울시는 이번 시설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문화생활체육 시설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저소득층 중심으로 ‘보호와 휴식’ 위주로 이루어졌던 기존의 노인복지 시설 기능의 한계를 넘어 일반 가정에 있는 건강한 어르신들까지 능동적으로 즐기는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는 기대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이유입니다.
이미 고소득층 노인을 위한 민간분야의 실버타운이 세상에 선을 보인지 벌써 20여년, 그동안 실버타운의 설립 배경에 고소득층 특정 계층을 위해 지어져 왔는데, 다시 이번 행복타운 건설 배경에도 저소득층이 아닌 일반 가정 이상의 노인복지를 위한 투자로 타당한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를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곳은 잘 모르겠지만, 제가 일하고 있는 강동구의 동남권 모습을 한번 살펴 볼까요?
아래 지도를 한번 보시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너무 동쪽 끝이 아닌가요? 송파구는 그래도 괜찮다지만, 서초구나 강남구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저 곳까지 왜 가야하나 싶으실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그 지역들에도 노인복지관이 있으니까 괜찮다고 말씀하실 수 있겠지만, 어르신 행복타운이 조성되는 곳의 바로 옆에 노인종합복지관이 존재합니다. 바로 성가정노인종합복지관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도보로 10분거리에 강동노인종합복지관이 존재합니다. 분명한 중복 투자 아닐까요?
그리고, 이 곳에 수영장, 헬스장 등의 시설을 들여 놓으신다고 합니다만, 1Km도 안 되는 곳에 수영장이 있고, 다시 거기서 1Km이내 지역에 강동구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수영장 및 헬스장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중복투자가 아닐까요?
아니라구요? 온조대왕문화체육관의 프로그램을 한번 살펴 보시죠. 수많은 프로그램이 있어서 다 캡쳐하지는 못했지만, 하단에 보면, 한줄 실버(노인)프로그램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르신을 위한 수영장 개설이 어떤 이유로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화제를 조금 돌려 보겠습니다.
혹시, 이웃집 토토로를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예전에 이 작품을 보면서 어릴 적 살았던 시골, 그리고 숲에 대한 향수에 한참을 미소를 지으며 재미있게 감상한 적이 있습니다. 또, 월령공주나 미요리의 숲, 도라에몽 마계 대모험,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등을 보면서 참 일본사람들은 숲에 대해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숲에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무들이 모이고 모여 숲이 되고, 숲에는 산소를 공급해 내기도 하지만, 그 안에는 새가 살고, 동물이 살고, 사람이 사는 생명의 터전으로 바뀌게 됩니다. 우리는 도심에 살면서 숲을 그리워 하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숲으로 향하게 합니다. 옛것에 대한 향수는 도시화가 되면 될수록, 기계화가 되면 될수록 더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시화로 황폐해진 도시를 바라보며 저는 때로는 절망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더 문제는 여전히 도시는 나무를 추방하고, 숲을 파괴하면서 금전적인, 정치적인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그것이 개발이고, 일하는 모습으로 비쳐진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건설부지로 예정되어 있는 서울시립양로원에는 작은 숲이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숲을 거닐며 작은 텃밭도 일구고, 여름이면 그늘에 앉아 쉼을 가지시고, 가을이면 알록달록 단풍에 취해 보면서 아름다운 황혼을 보내십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어떻게 하면 시립양로원에서 부모님들이 쉬실 수 있을까 문의하는 분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저 숲이 공사를 시작하면 사라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다시 우리 서울은 숲을 만든다면서 또 다른 땅을 파괴할 지도 모릅니다. 어르신을 위한 복지는 파괴가 아니라 조화와 생명을 우선시하면서 발전해 나가야 하는 것이 21세기 서울의 모습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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