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등학교의 2013년 졸업식 풍경 패밀리



오늘 영준군의 초등학교 졸업이 있어 휴가를 내고 졸업식에 다녀왔습니다. 다들 떠올리듯이 널찍한 강당에서 자녀들의 졸업식을 대견한 눈길로 바라봐 주어야 하는데, 영준군 초등학교의 강당이 매우 협소하여 부모님들은 교실에서 TV를 통해 졸업식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조금 섭섭하더군요. 휴가까지 써 가며 학교까지 갔는데, 화면으로만 지켜본다는 것이…ㅠㅜ



어쨌든 11시에 시작된 졸업식은 12시 30분이 되어서야 끝이 났습니다. 참, 놀라운 것은 30년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다만 달라졌다면, 학교 자랑이 조금 더 과해졌고, 선후배 간의 끈끈한 정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겠죠. 선후배간에 송사와 답사가 없어서인지 좀 맥 빠진 느낌였습니다. 또 그걸 한다고 해도 예전같은 느낌을 기대하긴 어렵겠죠. 부모님 편지든, 졸업생 대표 아이의 편지 낭송들도 별다른 감흥이 없어 좀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위로가 된 순서는 1학년 꼬맹이 학생들의 오카리나 연주였던 것 같습니다. 거의 마지막 부분에 들어갔는데, 귀여운 몸동작과 깔끔한 연주 솜씨로 형님들의 가는 길을 축복하며 영혼의 샤워를 해 주는 느낌였습니다. 뭐 그 중에 하나라도 좋았으니 다행인가요?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는 맨 마지막 부분였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유쾌하지 않은 것이 하이라이트가 됐네요.

6학년 아이들이 강당에서 각자의 반으로 내려옵니다. 전날 올려 두었던 자신들의 의자를 들고 각자의 반으로 들어가는 졸업생들이 왠지 조금은 측은해 보이더군요. 뭐랄까 행사에 동원된 느낌? 여튼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아이들이 나오길 지켜봤습니다. 문은 닫히고, 아이들은 각자의 졸업장과 앨범, 그리고 상장들을 선생님 호명에 따라 앞으로 나가 받아들었습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부모님들은 들어오라는 말이 없습니다. 옆반들을 보니, 벌써 다 안으로 들어가 아이들 사진찍기 바쁜데 다들 밖에서 답답하게 창문으로 안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한 분이 “우리도 들어갑시다. 옆반은 다 들어갔어요~”하면서 교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네요. 진작에 들어올 것을…

나눠 줄 것을 다 나눠주자, 영준이 담임 선생님이 “자, 인사~”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졸업식, 마지막 날이니 아이들에게 어떤 당부의 말씀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그렇게 인사를 시킵니다.



아이들은 허리를 굽혀 공손히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자 선생님의 말씀!!

잘가



잘가! 이 한마디 남기고, 선생님은 앞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 나가시더군요. 졸업식 하고 나서 급한 일이 있으면 얼마나 급하겠습니까? 또 졸업식인데 이 일 말고 어떤 일이 더 급할까요. 어쨌든 그렇게 담임선생님이란 분은 황급히 교실에서 사라졌습니다. 부모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기념 사진 한두장 찍을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따뜻한 말한마디, 포옹 한번 해 주는데 10여분이면 충분하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영준군의 파란만장했던 초등학교 시절이 오늘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2007년 비가 오던 입학식, 1학년 배가 아파서 박화자 선생님께 신세를 졌던 순간. 5학년 때 친구들 문제로 학교 불려가고, 영준이 크게 혼났던 순간 등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 정말 훌륭한 선생님들의 가르침이 영준이에게 좋은 거름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드립니다.



오늘 초등학교의 졸업식들이 여기저기서 있었을텐데 여러분이 경험하신 졸업식 풍경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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