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가수 박완규, 그 뒤엔 김영희PD가 있었다. 뮤우직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네요. 저는 부처님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겨울이 아닌 초여름에 와 주셔서 얼마나 좋은 지 모르겠습니다. 초딩생각이지만, 만약에 12월달에 예수님과 탄신일이 같았더라면 휴일 중 하루를 까먹었을 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많이 흐뭇해 하고 있습니다. 나이 마흔 넘어 이런 생각은 참 유치하긴 해도, 하루 쉬는 게 어딥니까? ^^

그래서 오늘은 개콘을 보면서 무거운 마음을 추스릴 필요없는 휴일이 되어 내일은 더욱 가뿐한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제였네요. 나가수2의 5월의 가수전이 있었습니다. 나가수1에 비해서 2가 뭐가 더 좋아졌는지는 저도 솔직히 잘 모르겠으나 나름대로 제작진이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일터이니 내 거기까진 인정하겠으나 다른 분들은 그닥 2를 즐겨 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어제 결승전 전까지의 느낌은 두가지였죠. "왠지 이거 가요무대와 차별화가 되지 않는다", "불후의 명곡을 보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그런데 어제 최종 결승전을 지켜보고 있자니, 조금 다른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이날 경연에서 박완규씨는 독특한 의상으로 무대에 섰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도중에 그는 왼손에 흰색 띠 같은 것을 쥐고 있다 풀었는데요, 언뜻 보아 탈춤출 때 손에 끼고 하는 "한삼"과 같이 무언가의 메시지를 청중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려는 의지가 역력했습니다. 쑥스러움을 많이 타는 가수라는 점에서 본다면 작심을 하고 나온 것 같더군요.

사실, 저는 나가수II를 볼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여전히 방송 민주화를 위해 파업을 하고 있는데, 버라이어티쇼에 희희낙락하는 저의 모습이 그렇게 즐겁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송이 나가고 몇몇 언론들을 살펴보니, 박완규씨의 노래가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했다. 518 광주를 위로했다. 또 파업중인 동료, 선배, 후배들에게 응원가를 보냈다는 평가가 줄을 이어 있더군요. 이를 위해 다른 가수들이 들러리를 서주었다고 평가하던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다 의미있는 노래를 가지고 나왔다는 생각이죠.

이날 모든 가수들은 마치 5월 광주 민주화 운동 & 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기로 작정을 한 듯 노래들의 맥을 이어 있었습니다. "한계령"은 이 나라에서 파업 중에 있는 방송인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한 선곡였고, "시인의 마을"과 "찔레꽃"은 광주를, "인연", "부치지 않은 편지"는 고노무현 대통령 추모곡으로 정리가 됩니다.
 
그런데, 김연우의 곡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은 조금 애매한데요.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가사를 잘 음미해 보면 바로 답이 나오더군요. 바로 이 곡은 MB정권으로 대변되는 현정권에게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고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에서 말이죠.

이번 경연은 가수들의 의지도 의지이지만,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김영희 감독의 각본하에 철저히 짜여진 종합선물세트입니다. 이를 위해 노래 끝나고 나오는 인터뷰를 담당했던 박명수씨를 과감히 빼버렸죠. 이 자리에서 박완규씨는 짧게 "단 1%의 사심도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했다."며 대기실로 향했습니다. 

누구는 광주를, 누구는 고 노무현대통령을 추모한 곡으로 해석하지만, 제가 보기엔 지금 5월에 너무나 힘들고 지친 모든 이들에게 달콤한 설탕물이 아닌 지치지 말고 일어서 가자는 소금물을 한대접 내 놓은 느낌였습니다. 불후의 명곡을 보려했던 제가 조금 부끄러워졌습니다.

어쨌든 박완규씨의 노래로 인해 고노무현 대통령뿐만 아니라 노찾사에서도 활동했던 김광석씨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1996년 1월 6일, 그가 간지도 벌써 15년이 훌쩍 넘었네요. 30년 조금 더 살다 간 그의 노래가 아직도 2012년 대한민국을 울리고 있다는 것은 그리 기쁜 일은 아니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구 출신인 그의 노래가 5월을 위로했다는 것입니다. 아직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겠죠. 그렇게 박완규씨는 5월의 가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청률은 5%대라죠...


* 부치지 못한 편지는 DJDOC의 곡입니다. 

덧글

  • 새누 2012/05/30 14:47 #

    그렇게 볼수도 있겠군요
  • NB세상 2012/05/30 17:14 #

    주관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김영희 PD의 지금까지의 행적에 먼저 나가수를 시작한 것에 대한 약간의 답이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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