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든 학교에서 공부하는 대학생이든 요즘에 프레젠테이션을 수도없이 많이 하게 됩니다. 넷북과 같은 모바일 기기의 저렴한 가격의 보급도 한 몫을 했고, 프레젠테이션 툴들의 눈부신 발전도 이러한 욕구에 불을 지르고 있죠. 게다가 각 회사에서도 얼마만큼 자신이 한 성과나 할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짧은 시간에 보여줄 수 있는가를 채용에 중요한 포인트로 보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대학에서도 이에 걸맞는 인재 육성(?) 차원에서 덩달아 많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최근 애플 아이폰 바람 타고 날아온 스티브잡스의 키노트는 나도 한번 잡스처럼이란 허황된(?) 꿈을 품은 프리젠터를 양산해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MS 파워포인트2003을 가지고, 색깔 좀 넣은 글자에, 차트 서너장, 그리고 간지나는 포샵으로 만든 타이틀과 사진 몇장을 앞세워 프레젠테이션 하면 와~ 하던데 그 정도면 되는 거 아냐?!라고 큰소리 치시는 분도 있으실 것 같은데... 하지만 이런 분들이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프레젠테이션 대회를 참관하셨다면, 그 생각은 확 바뀌셨을 것 같습니다.
한국커뮤니케이션협회 주관으로 전국에서 69편의 프레젠테이션을 응모받아 심사를 거친 15개팀이 예선을 통해 최종 8팀이 우승을 다툰 Korea Presentation Contest 2010. 노량진에 있는 기독교TV 아트홀을 참관객은 300여명 정도가 함께 했는데, 모두들 프레젠테이션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종 결선에 오른 작품들은 키노트 1편, 한쇼 1편, 프레지 1편이었고, 나머지 5편은 파워포인트로 작성된 작품들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한양대 루팡팀은 처음이라 그런지 많이 떨리는 모습이었고, 중간중간에 마이크 상태나 화면 상태가 고르지 않아 좀 안타까웠습니다.
아래는 두번째로 무대를 오른 유니스트대학의 "프레젠테이션을 잘 할 수 있는 법"을 일러스트와 프레지를 활용해 선보였는데, 매우 인상적인 스토리텔링이었습니다. 처음으로 프레지 PT를 지켜볼 수 있었는데요, 줌인/아웃에 벡터텍스트의 현란한 움직임은 신선한 충격을 주더군요. 약간은 어질어질하기도 했지만, 적절히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집에서 연습 삼아 만들어 본 프레지 프리젠테이션입니다. 여러분들도 프레지를 한번 경험해 보시죠. ^^
찾아 보니, 이미 대학가를 중심으로 많은 분들이 프레지를 사용하고 계셨고, 그만큼 인터넷 동호회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프레지에 가입하고, 대학교에 아이디가 살아있어서 아카데미 회원으로 가입을 했습니다. 여러분들도 대학교 도메인 이멜 주소가 있으시면 한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1부의 맨 마지막 갤러리 힘점의 프레젠테이션은 인셉션을 패러디한 독특한 프레젠테이션이었는데, 조금은 무거웠지만, 멋진 구성으로 참석자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2부 순서에는 보다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이 선보였는데요, 서울대프레젠테이션연구회는 특히, 발군의 PT제작 실력을 뽑내기도 했고, 전북대 감성더하기의 조영선씨는 대담한 프레젠테이션으로 좌중을 쥐락펴락하는 카리스마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맨 마지막 프레젠터로 등장한 한컴 콘스프의 최정현씨였습니다. 다소 어눌한 말투로 보통의 프레젠테이션 화면에 쓰레기통 하나 위로 "버리고, 버리고, 버려라"라는 타이틀은 적어 놓은 첫 화면은 타팀에 비하면 정말 보잘 것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대조적인 방안 사진과 버리지 못해 겪은 자신의 솔직담백한 이야기는 좌중을 몰입시키며 이야기를 이끌어 갔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 있었던 덩커스 대탈출과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예를 들면서 덩커스 해안에서 무기를 버리고 프랑스를 탈출한 영국군들이 나중에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승리를 거두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버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냐는 이야기로 PT에서도 너무 많은 것을 보여 주려고 하려다 망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쉽게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결선진출자들의 환상적인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스티브잡스처럼 프레젠테이션하라"는 책의 역자인 김경태 한국커뮤니케이션협회장의 스티브잡스로부터 배우는 프레젠테이션과 이상훈 쿨디자인대표의 프로처럼 사용하는 디자인 기법이라는 알토란 같은 강의를 무료로 접할 수가 있었습니다. 머릿속에 산재되어 복잡하기만 한 프레젠테이션의 룰아닌 룰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드디어 시상식. 과연 어떤 사람이 대상을 받을까? 함께 동석한 동호회 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하면서 모두다 한컴에서 오신 분이 최우수상을 받을 건 확실한데 대상까지는 주지 않을 것 같다는 말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그러고나니 대상을 줄 사람이 참 마땅치가 않더군요. 프레젠테이션은 분명히 멋졌지만, 프레젠테이션에 기교가 거의 없어서 거기서 점수가 빠지지 않을까 하는 계산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심사결과 콘스프팀이 최고의 영예인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역시, 기교보다는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스토리가 얼마나 영양가가 있으며 그것을 뒷받침하면서 주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PT라는데 높은 점수를 준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주제는 뒷전이고, 어떻게 하면 이쁘고, 기교있는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까, 나두 저 소프트웨어를 쓰면 무조건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면서 달려들었던 예전의 제가 참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KISS(Keep it simple & Short)와 KILL(Keep it large & Legible)의 원리 그리고 1 in 1의 원리를 바탕으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연습하고, 연습해야겠습니다.
이 행사는 내년에도 진행될 것 같은데, 내년엔 우리 팀원들과 프레젠테이션 연구그룹을 만들고, 또 한번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사 참여 사상 처음으로 경품에 당첨되어 책 한권을 받을 수가 있었는데 이 책으로 멋진 발표 자료 한번 만들어 봐야겠습니다.
덧> 근데, 모든 프레젠테이션의 소재로 등장했던 스티브잡스와 아이폰. 정말, 대세긴 대세더군요. ^^
덧글
이런 프레젠테이션 대회 영상 같은건 없나영
전공수업에 사용하니 영... 교수님들이 싫어하시더군요. 그래서 요샌 입다물고 PPT로 만들고 있습니다.
프레지 빼고는 다 써 봤는데 결국은 PPT를 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회사에선 PT용 자료가 아니라 PT가 가능한 보고서를 만든다는 느낌이라;; 학교 졸업하고 제일 낯설었던 게 그 부분이었네요.
완전 개노가다입니다-_-
제가 원하던 뷰 기능인 듯 해요...!